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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사]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기, 다시 국가의 무한책임을 기대한다!
세계 유일 인종혐오 집단학살 기림 종과 종루 보수를 위한 시민모금
국악신문사편집실 기사입력  2023/03/14 [20:22]

올해는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사건이 일어난 지 100년 된 해

 

1923년 9월 일어난 관동대지진은 특히 대도시인 도쿄와 요코하마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그 피해규모가 컸다. 약 10만 5천 명이 사망했고, 5만 2천 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300만 명의 시민들이 이재민이 되었다. 근대도시는 불타고 산업은 파괴되었다.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불행이 닥치면 자기 안에서 성찰하려고 하기 전에 타인에게 이유를 전가하려는 심리는 사람이나 국가나 매 일반인지 당시 일본은 차분히 이성적으로 복구에 힘을 쏟기보다는 자국에 거주하는 재일조선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야만적인 살육으로 감정적인 분풀이를 우선했다.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은 공식적으로 6,661명이 사망했다고 전해지나 그 이상이라고 추정하며, 그들 중에는 지진피해로 인한 사망자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일본인들에 의한 분풀이용으로 잔인하게 살해당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일 양국정부가 외면해 온 관동대지진 조선인살해 사건이 망각 속에 묻히지 않고 지금까지 꾸준히 ‘파친코’ 등의 글로벌 콘텐츠나 ‘불하된 조선인(오충공 감독)’, ‘제노사이드(오충공 감독)’ 등의 영화로 제작되거나 신채원, 백현미 등의 학자들에 의해서 논문이나 자료들로 기록되고 발표되어 온 이유는 잔인한 방법으로 집단학살 된 억울한 원혼들의 넋을 달래주는 것이 우리국민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처럼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64년 간 한국인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해 준 일본시민들 

 

관동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점심시간에 발생했는데 당일 저녁부터 ‘조선인들이 도쿄시 전멸을 기도하여 폭탄을 투척하고, 우물에 독약을 타서 시민을 살해하려고 한다.’ 등의 유언비어가 유포되었고, 9월 2일에는 이미 ‘조선인 폭동설’을 일본정부가 직접 유포하거나 일본군과 일본경찰의 묵인 하에 민간이 중심이 된 자경단의 조선인 학살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일본 군경을 등에 업은 각 마을 자경단들은 학살의 광기에 휩싸였고, 죽창, 일본도, 몽둥이 등으로 도망치는 조선인을 사냥하듯 잡아 죽이고, 불에 구워 태우고, 개울에 산채로 죽이고, 철사 줄로 묶은 후 갈고리로 쳐 죽여 바다에 빠뜨려 죽이거나 난로에 산 채로 태워 죽이는 등 인명수심의 반인륜범죄가 기정사실화되었으나 사후 일본정부도 한국정부에서도 누구도 일말의 윤리적•법적 책임도지지 않았다. 

 

그동안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에 대한 규명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으나 일본정부의 방해에 의해서 혹은 한일국교정상화를 위한 한국정부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인류사에서도 보기 드문 인종혐오에 의한 집단살해는 한국의 국민들에게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러던 중 1985년 한국의 극작가이자 연극연출가인 김의경은 자신의 희곡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를 집필하던 중 일본 치바현 관음사에서 재일교포 ‘강덕상’을 인터뷰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강덕상은 1932년 생으로 학살이후에 태어났지만 와세다대학과 메이지대학원을 졸업한 역사학자로서 관동대지진 이후 1년 동안 자행된 조선인 학살에 관한 자료를 일평생 수집하고 2003년에는 ‘학살의 기억, 관동대지진’이라는 저서를 출판하기도 한 역사학자이기도 하다. 

 

‘강덕상’이 ‘김의경’에게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전혀 알지 못했던 세 가지 사실을 알려주었다. 

 

첫째, 일본 지바(千葉)현 야치요(八千代)시 타카츠(高律)구에 있는 〈관음사(觀音寺)〉 절에서는 1959년 마을에 살던 노인의 부탁으로 관동대지진 당시 학살과 살육의 광기에 사로잡힌 일본인들을 부끄러워하고 억울하게 죽은 조선인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공양을 하기 시작했고 학살현장에 위령 푯말 20개를 세우고 현재까지 위령제를 지내오고 있다. (푯말 중 하나는 1945년 조선인이 세운 것이라고 함)

 

둘째, 1973년에는 관동대지진 50주년을 기념하여 지바현 시민들이 스스로 조선인피해조사를 시작하였고 그 결과로 1978년 ‘치바현에서 관동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 조사실행위원회’가 결성되었고 자료집을 발간하였다. 이후 1983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9월 10일에 관음사, 다까즈구, 실행위원회가 함께 주최하는 위령제가 지금까지 열리고 있다. 일본 전역에는 관동대지진 당시 학살당한 조선인을 달래는 위령비가 20여 곳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셋째, 1998년 9월 24일 〈관음사(觀音寺)〉 세끼고센(關光禪) 스님은 학살이 일어난 나기노하라 공유지에 아무렇게나 묻혀 있던 6명의 유해들을 발굴하여 화장을 하고 3개의 항아리에 담아 관음사에 안치하였다. 

 

김의경 작가의 주도로 세워진 보화종과 보화종루는 세계 유일의 기림비 

 

▲ 일본 관음사 경내 보화종과 종루     © 국악신문사


한국에서 잊혀져있던 관동대지진의 야만적인 잔혹함과 일본정부의 사과도 받지 못한 채 원혼이 된 희생자들의 넋을 일본의 평범한 시민들이 위령제를 60여 년 이상을 지내고, 지켜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명과 반성을 하게 된 김의경 작가는 귀국과 동시에 민속학자 심우성 선생, 언론인 신우식 선생 등 문화예술인•언론인들을 중심으로 성금을 모아 1985년에 일본 〈관음사(觀音寺)〉 경내에 〈보화종〉과 〈보화종루〉를 설치했다. 드디어 일본인이나 재일동포가 아닌 한국 본국 시민들에 의해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과 관련된 유일한 기림시설이 완공된 것이다. 

 

올해 2023년은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자국민 6,661명이 타국에서 살해당했어도, 100주기가 되었어도 여전히 ‘국가는 없다’.

작년 ‘파친코’라는 드라마로 관동대지진에 관해 국민들은 반짝 관심을 보였지만 드라마가 종료되면서 관심도 끝이 났다. 100년이 되어도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의 유일한 기림시설은 관음사 경내의 보화종과 보화종루가 유일하지만 일본 내 잦은 지진으로 단청과 지붕, 서까래, 기둥 등이 붕괴위험을 느낄 정도로 훼손되었다. 그나마 한국의 문화예술인들이 십시일반 모아 어렵게 설치한 보화종과 보화종루가 무너지면 유일한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의 진실은 사람들의 시각 속에서 멀어지고, 마침내 역사 속에 사라질지도 모른다. 고인이 된 김의경 작가가 쏘아 올린 관동대지진 조선인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기억하기 위한 시설이 일본에서 억울하게 죽고 잊혀 진 희생자들만큼이나 초라하게 잊혀지고 있다. 

 

양국의 평범한 시민들이 이어 온 사업을 이제 국가가 관리해야 

일본 정부는 ‘일본 정부에서 학살했다는 기록은 없다’라는 이유로 조선인학살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진상규명은 물론 사실 인정조차 하고 있지 않으니 사과를 받기는 요원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의 부당한 주장도 문제지만 한국정부는 100년 동안 어떠한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그에 비해 100주기가 되는 올해, 한국의 문화예술인들은 고인이 되신 김의경 작가의 뜻을 이어받아 ‘관동 조선인학살 100주년 일본 현지 위령의 종루 보수 및 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10월 〈관음사(觀音寺)〉를 방문해서 위령제와 종루를 보수할 계획이라고 한다. 뜻 깊은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추진위원회에서는 어렵사리 시민들의 후원을 받고자 한다. (모금계좌 : 신한은행 100-035-910772 / 예금주 : 사단법인유라시아문화연대)

 

양국의 평범한 시민들에 의해 지켜져 온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에 대해 이제는 한국정부가 나서야 한다. 

 

일본의 평범한 시민들이 60여 년 이상 지내온 위령제에 대해 충분한 감사를 표하고, 피해국 당사자로서 코리아 제노사이드 사건의 진상을 당당히 밝히고, 피해자들의 유골을 모국으로 안치하여 영령들을 영면케 하고, 세계 유일의 증거인 기림시설의 보수와 관리를 보훈처 등 정부가 맡아야 한다. 언제까지 일본눈치를 보고 양국 시민들을 희생시킬 생각인가? 

 

세월호, 이태원 참사 등 집단사망 참사에 대한 국가의 대처에 실망하고 있는 국민들은 국가가 국민을 끝까지 보호하고 책임진다는 국가무한책임론이 실행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고, 기대하고 있다.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기는 한국정부가 국민들에게 국가 무한책임론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정리 남정숙 문화예술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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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3/14 [20:22]  최종편집: ⓒ 국악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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