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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재재단은 장사꾼인가 전통문화전문 공공기관인가
무형문화재 전승자 제품 팔면서 최고 50%의 과다 수수료 챙겨
김갑식 편집국장 기사입력  2020/10/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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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예술신문=김갑식 편집국장] 대명천지에 경천동지할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이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을 독려하고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의 예술성 높은 제품을 팔면서 최대 50%의 과다 수수료를 챙겨온 것으로 드러나 문화예술계는 물론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0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승원 의원(더불어민주당, 수원시갑)은 한국문화재재단 국정감사에서 재단이 운영중인 온라인(KH)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승자 제품의 판매가격에 최저 25%, 최고 50%까지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입점업체들은 최저 20%(서적류)에서 최고 58%의 수수료를 내고 있었다.

 

▲ 한국문화재재단이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의 예술성 높은 제품을 팔면서 최대 50%의 과다 수수료를 챙겨온 것으로 드러나 문화예술계는 물론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 선임기자 김태민

지난해 12월 공정위가 조사 발표한 온라인몰 수수료가 7%~13%인 데 비하면 엄청난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KH몰과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2배 이상 최고 4배를 받는 셈이다.

 

1980년에 설립된 문화재청 산하의 공공기관 한국문화재재단은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현대와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고민하며 국민과 함께해 나가고 있다’면서

 

사라져가는 무형유산을 올바로 전승하는 것은 물론, 문화유산을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국민들이 더욱 즐겁게 전통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안내 자료에서 밝히고 있다.

 

그 일환으로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의 생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전승자 공예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온라인몰인 ‘KH을 비롯해 경복궁, 덕수궁 등 8개 관광지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전승자와 일반판매자들에게 50%가 넘는 과다 수수료를 받아온 것이다.

 

김 의원은 전승자들의 창의성 뛰어난 고품질 제품이 비싼 가격에 비해 정작 당사자들은 제값을 못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재단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서울시 악기장 보유자 김복곤 선생의 쌍골죽 소금은 매장에서 22만 원에 판매되는데 수수료가 50%11만원에 납품되고 있었다.

 

유사상품인 황죽뿌리 소금이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서 13만 원에 팔리고 있어, 납품가를 비교한다면 전승자와 유사상품 판매자가 거의 같은 금액이었다.

 

또 경기도 생칠장 보유자 송복남 선생의 옻칠 수저세트는 매장에서 66천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수수료 50%를 빼면 33천 원에 납품된다.

 

인터넷 쇼핑몰(네이버쇼핑)에서 유사상품이 47천 원에 판매되고 있어 전승자 제품이 유사제품보다 오히려 낮은 가격에 납품되는 가격 역전이 일어나고 있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제품을 받을 때 가격과 수수료율을 공급자들이 정하게 한다.

 

김 의원은 재단이 판매 후 수수료 전액을 운영비로 활용하는데, 업체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낮게 써내면 제품이 탈락될 수도 있다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지적했다.

 

한국문화재재단의 잘못된 수수료 정책으로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이 만드는 고급 상품들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유사 상품과 비교 경쟁력을 잃고 터무니없는 과다 수수료를 부담하는 참담한 형국인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도 엄청난 바가지 쇼핑을 하게 되는 셈인데, 지금처럼 수수료가 재단 운영비로 전액 사용되는 구조에서는 수수료 과다 문제나 공정성 논란을 피할 수 없어 적정 수수료 책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한국문화재재단 진옥섭 이사장은 같은 날 국정감사에서 배현진 의원(국민의힘, 서울 송파구갑)으로부터 허위 학력으로 잘못 임명되어 3년간 억대 연봉을 받았다는 지적을 받는 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국악예술신문 김갑식 편집국장 gugakpeople@gugak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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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김갑식기자
기사입력: 2020/10/23 [16:15]  최종편집: ⓒ 국악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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